불사의 존재가 바라보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불멸의 그대에게'의 개요
'죽지 않는 의문의 존재'가 온갖 것의 모습을 모방하여 변화 및 계승하며 세계의 모든 것을 자신의 몸에 기록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불사'와 '노커'의 대립을 다루고 있으며, 수백 년 규모로 흘러가는 방대한 시간적 배경과, 그 긴 흐름 동안 각 에피소드에 따라 주인공'불사'를 제외한 주요 등장인물이 계속 바뀌며 진행되는 대서사시입니다.
줄거리와 주요 테마
'불사'가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자 '불사'의 기본 외형을 제공한 이름 없는 <소년>이 살고 있던 곳에는 5년 전 빙하기가 찾아오고 마을 사람들이 남쪽으로 이주할 때에 본인도 따라가려 했으나 키우던 늑대 '조안'이 붙잡는 바람에 혼자 남아서 마을 사람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고 '조안'마저 사라져서 외롭게 살고 있던 중에 '조안'(의 모습을 한 불사)이 돌아오자 반가워 맞이합니다.
그러다 사냥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면서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지겨워진 <소년>은 '불사'와 함께 마을을 떠납니다.
여정이 계속되자 점점 지쳐간 <소년>은 얼음을 잘못 밞아 강물에 빠지고 다리에 나무 파편이 박히는 심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상처의 감염이 악화되자 곧 자신의 죽음을 감지한 소년은 '불사'에게 자신을 줄곧 기억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사망합니다. <소년>이 죽자 '불사'는 그의 모습을 습득하고 떠나게 됩니다.
평가 및 특징
주인공 '불사'는 습득을 하기 전까지는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아무런 자아도 행동을 하지 못하지만 자극을 받아 기억을 받으면 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생물은 거의 뭐든지 변할 수 있지만 생물은 특정한 조건이 필요합니다.
원래는 이름이 없었지만 '마치'가 죽지 않고 계속 재생하는 불사신 같은 모습을 보고 '불사'라는 이름을 짓습니다.
불사는 말 그대로 무슨 짓을 해도 죽지 않습니다. 상처는 곧바로 재생하며, 심지어 거대한 곰 '오니구마'에게 심한 공격을 받고 몸에 결손이 생겨도 콩나물 촉수 같은 것이 뻗어 나오며 재생합니다.
처음에는 그 속도가 느렸으나 재생을 반복할수록 재생시간이 더욱 짧아집니다.
다만 <노커>에게 모든 모습을 빼앗길 경우 다시 구체로 돌아가며 이전까지의 의식도 모두 잃게 된다고 합니다.
주인공이 온갖 것들의 모습을 모방한다고는 하지만, 그 모습을 억지로 빼앗아 살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고 그들이 못다 한 꿈을 계승하여 대신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관찰자 - 불사를 만든 장본인. 불사를 만들고 불사의 행적을 관찰하고 있다.
노커 - 세계의 보존을 방해하고자 관찰자와 대립하는 존재가 파견한 적. 구체에 뿌리 같은 촉수들이 달려있다.
긴 호흡으로 만들어 가는 삶에 대한 고찰
작품은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편이고, 초반의 완성도 높은 연출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연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섬세하고 꼼꼼한 작화로 심리와 갈등의 묘사가 탁월하며, 복선도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잘 배치되어 있는 편입니다.
한마디로 극 중후반부에 급전개 파트나 난잡함 등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긴 하나 뚜렷하고 와닿는 주제의식, 매력적인 인물들, 훌륭한 묘사와 연출, 신비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마무리된 서사를 갖춘 훌륭한 작품으로 평할 수 있습니다.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1권을 시작하면 어렵지 않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으며, 개성 있는 인물들의 조화와 심리 묘사에 감탄하며 계속 보게 되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대서서시 <불멸의 그대에게>입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 및 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만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즈키 나카바의 '일곱 개의 대죄(七つの大罪)' (274) | 2023.11.03 |
|---|---|
| 아라카와 히로무의 '은수저(銀の匙)Silver Spoon' (236) | 2023.11.02 |
| 토노가야 미유키의 '빙속성 남자와 쿨한 동료 여자(氷属性男子とクールな同僚女子)' (281) | 2023.10.31 |
| 하마다 요시카즈의 '츠구모모(つぐもも)' (224) | 2023.10.30 |
| 쿠이 료코의 '던전밥(ダンジョン飯)' (371) | 2023.10.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