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노동의 가치를 알게하는 작품
'은수저'의 개요
<홋카이도> 시골의 <오오에조 농업고등학교>. 통칭 <에조노>를 배경으로, 농가의 아들딸들이 모이는 <농업전문학교>에 모종의 이유로 입학하게 된 생전 농사일 한번 해본 적 없는 주인공 '하치켄 유고'와 그가 만나는 학교 친구들의 농업 서바이벌 학창 생활을 그려낸 본격 농촌체험 이야기입니다.
줄거리와 주요 테마
주인공 '하치켄'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명문 <신삿포로>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여러 이유로 일반계 고등학교(일본에서 말하는 진학계, 즉 엘리트 코스를 의미함)로의 진학을 관두고 현실에서 도피하다시피 <오오에조> 농업고등학교(통칭 에조노)에 입학합니다.
그저 '고스펙이 안되면 도태된다'는 주의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학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별 다른 목표의식 없이 전교생 기숙사제(1학년만)인 <에조노>에 도망치듯 진학하지만 자신과 달리 저마다 명확한 꿈을 가지고 <에조노에> 입학한 동급생들을 보며 심각한 콤플렉스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치켄'은 머리는 좋은 편이지만 농업 전반에 관한 지식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여 이래저래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콤플렉스를 조금씩 극복하며 성장하게 됩니다.
평가 및 특징
작품에서 말하는 '은수저'의 진짜 의미는 과거로부터 이어받아온 유산을 내 것으로 소화하고, 이용하고, 더욱 갈고닦아서 미래로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작품은 꽤 전문적인 소재를 전문적이라는 느낌 없이 개그와 진지함을 잘 섞어 깔끔한 작화로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숙함이 정말 돋보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에조노>는 작가의 모교인 <오비히로> 농업고등학교를 모델로 삼은 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어시들이 답사를 갔다가 거리감각을 잃어버릴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하며, 첫 화에서 언급된 바로는 100헥타르에 달한다고 합니다.
현실의 농업고등학교들이 별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과는 달리, <에조노>는 방대한 부지와 자원, 전문화된 농업기술 연구환경이 보장된 학교로, 말 그대로 전문 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입니다.
작품은 '먹방'으로도 유명한데, 거의 매 권마다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들이 나와 독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만듭니다. 특히 자급자족하는 농고이다 보니 나오는 음식의 질이 장난이 아니게 표현되어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킵니다.
현실적인 내용을 잔잔한 개그로 과하지 않게 그려낸 왕도 성장물
작가의 명성만큼 기승전결을 잘 마무리한 훌륭한 작품입니다.
기본적으로 일상물이기에 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수험에 실패한 패배자 모드의 중학생 '하치켄'이 농고 생활을 시작하며 가축, 작물, 노동의 가치를 깨우치며 꿈을 찾아가는 왕도적인 성장물로 농가의 간접체험은 이러한 주인공 성장의 빌드업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와 동물과 부대끼는 일상, 식품을 연구하며 나오는 먹방, 풋풋한 첫사랑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 모두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묘사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보기 편한 따스한 작품입니다.
작품은 작중 노동과 꿈에 대한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며 이를 예찬하는 묘사가 자연스레 많이 등장합니다.
현실에 지쳐 모든 일이 귀찮고, 힘이 빠진 독자에게 일상의 새로운 의욕을 불어넣어 줄 <은수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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