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가
'자살도(아일랜드)'의 개요
설정은 기존 무인도 생존물과 비슷합니다.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섬은 기존에 거주한 주민들이 남긴 시설과 도구 등이 고스란히 남아서, 맨몸으로 시작하는 기존 생존물과는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작품은 자살하려던 자들이 살아남으려 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그 가운데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합니다.
줄거리와 주요 테마
상습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이들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일본 정부는 그들을 외딴섬으로 강제 유배를 보내기로 하고 그렇게 한 번쯤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을 한데 모아 개정된 법에 따라 <자살도>라는 섬에 보내집니다.
보내진 사람들은 거기서 뭘 하던 일본 정부와는 아무 상관없으며, 배를 만드어 돌아올 시에는 배를 침몰시키겠다는 표시가 있어 자살도에 보내진 사람들은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애초에 자살을 해봤던 사람들이라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태가 속출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던 사람들 중에는 자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살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됩니다.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법치가 적용되지 않는 무법지대 자살도에선 여러 가지 범죄가 발생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지만 이 또한 생존을 위해 서로 타협해야 한다고 결론지으며 살아갑니다.
이후 산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바다에서 살기로 한 사람들로 나뉘게 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인간 군상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야기는 계속 흘러갑니다.
평가 및 특징
배경이 되는 섬의 인프라가 생각보다 훌륭하게 조성되어 있으며, 도구, 자재, 들짐승과 과일, 생선 등 생존에 필요한 조건이 대부분 갖춰져 있습니다.
설정 상 <자살도> 자체가 무인도가 아니라, 원래 사람들이 살았던 섬으로 먹고사는 데 필요한 건 주는 대신에 너희가 무슨 일을 벌이든 우리는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 너희끼리 알아서 살라는 것이 정부의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섬의 인프라가 대부분 갖춰져 있다 보니 생존을 위한 처절한 장면이나, 끔찍한 권력 투쟁도 나타나지 않지만 집단 내부에 갈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서 모두가 평화로운 생활이 펼쳐지는 것도 아닙니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정도 되는 젊은이들이며, 대부분 성이 없이 이름만 나오고 본명도 안 밝혀져 애칭이나 별명으로 불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암울한 현실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진지하게 그려낸 작품
기존의 무인도 생존물과 비슷한 구조로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그 나름대로 희망을 찾아내고 성장하는 주인공들과 인간 군상을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자주 물으며, 더 나아가 민주주의에 가까운 '세이'의 마을과, 독재나 다름없는 '사와다'의 마을을 비교해 보여 줌으로써 집단에 따른 정치 형태의 특성과 차이도 나름 잘 드러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프라와 생존에 대해 작품 곳곳에 일어나는 예시와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흔한 무인도 생존기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는 <자살도(아일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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