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기준을 넘어선 현실적인 리얼함!!
'사채꾼 우시지마(闇金ウシジマ くん)'의 개요
이야기 자체가 철저한 범죄 '피카레스크'(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이끄는 것)인 만큼 사채를 중심으로 다양한 범죄를 보여주는 군상극입니다.
줄거리와 주요 테마
사채업자이자 주인공인 '우시지마 카오루'가 나름 진취적이면서도 능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로 묘사되지만, '우시지마'도 결국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파놓은 함정으로 채무자를 괴롭히는 악질 범죄자입니다. 물론 주인공에게 사채를 빌리는 사람 중에도 착한 채무자는 없으며, 되려 글러먹은 채무자가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까지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에피소드가 흔하게 나옵니다.
선악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넘어서서 현실감이 드러내며 또한 사채를 썼을 때 얼마나 참혹한 일이 터지는지도 나타납니다. 독자들은 채무자를 무자비하게 갈구고 뜯어먹는 '우시지마'에게 거부감을 보이지만, 아주 글러먹은 채무자에게 더욱 분노하게 만듭니다. 채무자 대부분이 능력은 둘째치고 제대로 살아갈 최소한의 의지도 없으면서 사회 탓, 남 탓만 하고, 복지제도의 혜택으로 약간이나마 얻는 돈마저 술, 마약, 도박으로 날리고서 '우시지마'에게 비싼 사채를 구걸하다시피 하며 받아가는, 그야말로 한심함이 에피소드 곳곳에 그려집니다.
그런 채무자들에게 '우시지마'는 자신의 고객들에 대한 혐오적 감정을 덤덤히 인정할 뿐이지 스스로 '나는 저런 인간들보다는 낫다'는 식의 우월감을 충족시키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즉 최소한 눈앞의 하류인생들을 짓밟으며 자신의 자존감을 확립하는 삼류 악당으로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개똥철학 같은 것 역시 없습니다.
'우시지마'에게 사채업이라는 범죄는 그저 먹고살기 위한 생존 수단에 불과하며, 그 먹고사는 법이 범죄일 뿐 의외로 마인드는 소시민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말 그대로 욕망과 생존이 우시지마의 행동원리입니다. 때문에 작중에서 우시지마 본인이 타인에게 감정을 확실히 드러내는 경우 역시 매우 적으며, 돈과 엮이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때만 감정을 드러냅니다.
우시지마 카오루
작품의 주인공으로 20대의 나이에 사채업 사무실인 <카우카우 파이낸스>를 차리고, 현재는 큰돈을 굴리고 있는 남성으로, 종사하는 분야가 분야이니만큼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할 수조차 없는 카리스마와 냉철함, 이성을 갖춘 인물. 동시에 폭행, 사기, 갈취, 심지어는 살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범죄자입니다.
클리셰화된 캐릭터지만, 이 작품에서 에피소드마다 채무자들에게 집중하는 방식으로 냉랭하고 잔혹한 현실을 보여 주기에는 매우 적합한 캐릭터입니다.
평가 및 특징
사실 작중에서 정말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이 끝까지 불행해지는 경우는 의외로 적습니다. 망가지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본인 스스로가 문제를 일으킨 결과이기 때문이며, 물론 실수에 비해 대가가 지나치게 크게 그려지는 경우가 나타나지만, 그만큼 현실의 싸늘함을 나타냅니다.
사채업자를 미화했다고 크게 비판받은 국내 만화인 <쩐의 전쟁>과 달리, <사채꾼 우시지마>는 사채업자들도 피해자들처럼 막장 인생이며 항상 위기의식과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꼴을 제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본작처럼 <피카레스크>식 장르의 절대적인 규칙은 주인공의 악행에 토를 달지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도덕적 옹호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야기의 서술방식이나 초점은 주인공에게 맞춰졌기 때문에 독자들은 악인인 주인공에게 명백한 악행이라도 쉽게 공감하거나 동정 및 연민을 느끼는 부분이 나타냅니다. 주인공의 시선에서 나오는 악행에 대한 변명을 이해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이런 작품에서 주인공은 그나마 독자와 공감할 만할 면모 혹은 최소한만의 양심이 표현되거나 주인공이 악하면 그 상대도 악해서 악(惡) vs 악(惡)의 구도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카레스크>식 장르의 주인공들은 능력이 좋은 경우가 제법 많은데, 주인공의 성격이 나쁜데 능력도 없으면 이야기를 전개하기 까다롭고, 또한 찌질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채업자에 대한 미화와 환상을 깨며,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보여주는 인간 군상극
본작품은 무작정 사채로만 몰락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인간의 탐욕, 허영 같은 본성을 중심으로 낱낱이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합니다. 몇몇 에피소드는 딱히 사채 혹은 주인공 '우시지마'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으로 몰락하는 내용으로 비슷한 인물들이 서로를 등쳐먹거나 속이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밑바닥의 이권싸움 등 탐욕 아래에서는 모두 똑같다는 인간군상을 그려냅니다.
객관적이다 못해 리얼함의 극치로 사채에 대한 현실적인 교육을 담고 있으며, 인간의 탐욕과 허영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는 작품 <사채꾼 우시지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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